<속보3> '제2의 전자주민카드, 전자건강카드' 반대운동
         6월 21일(수) 전자건강카드 시행반대 사회단체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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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열려 ■
 
전자건강카드 도입에 반대하는 46개 사회단체들이 오늘 오전 9시 30분  종
로5가 기독교연합회관 902호에서 전자건강카드 시행계획 백지화를  요구하
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보건복지부의 전자건강카드 도입계획 발표 이
후, 사회단체들이 대규모로 반대입장을 밝히는 자리는 오늘이 처음이다. 현
재 국회에 상정된 법안이 6월 회기 안에 통과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전망
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회단체들은 법안의 국회통과 저지와 전자건강카
드 계획의 백지화를 위해 지속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기자회견 참여 단체> : 건강보험개혁울산공동대책위원회, 건강사회를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녹색연합, 
다산인권센터, 대구참여연대,  동성애자인권연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의료연합, 보건
복지민중연대(준), 부산인권센터,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사회진보연대, 
새사회연대, 성남시민모임,   (사)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울산인권운동연대, 
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
의실천의사협의회, 자유평등연대를위한인권운동센터,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
천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
료산업노동조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인권지기, 주민등록법개정행동연
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참여연대,  천안시
민포럼,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천주
교청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 청년진보당,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운동연합(가나다순, 총 46개 단체)
 
                   ■ '감시의 덫' 전자건강보험증 ■
 
   21일자 <한겨레> '발언대'에 실린 건국대 한상희 교수님의 글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전자건강보험증은 한 마디로 재작년 엄청난  비판
과 반대로 저지되었던  전자주민카드의 업그레이드판이다.  그것은 개인의 
모든 신상정보가 연결되어 있는 주민등록번호와  지문정보, 개인의 경제활
동을 담고 있는 신용카드정보 그리고 선진외국에서 최우선적 보호대상으로 
하는 의료관련정보(개인의 병력사항과 알레르기, 희귀질환 등의  특이사항)
까지, 개인에 관한 모든 정보들을 하나의 칩에 담아 4천5백만 국민이 빠짐
없이 소지하게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그것은 전자주민카드의 복제판을 넘
어 모든 국민을 전방위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핵폭탄급의 기능
혁신판이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 사업에 시스템 구축비를 제외하고도 2조원 가량 들게 되고, 
매년 1조원씩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비용은 물론 종국적으로
는 국민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겠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폐해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인권침해의 가능성이다. 한 개인의  병력은 그의 지금까지 생
활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유전질환이나 정신질환에  관한 정보가 노
출됨으로써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은 물론, 고혈압·당뇨·
암 등의 병력정보는 식생활이나 음주·흡연여부,  건강관리방식 등을 비롯
한 일상생활의 패턴을 짐작하게 만든다.  이것이 신용카드정보와 결합하면 
그의 직업과 직장, 수입, 지출내역뿐 아니라, 심한  경우 여가를 어떻게 보
내는지까지도 추적이 가능해진다.  나아가 주민등록정보와  연계되어 있는 
가족정보와 연결된다면 한 가족의 하루가 고스란히 타인의 손에서  적나라
하게 파헤쳐지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오늘날 고도로 발전된 정보기술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와 기업들 앞에서 우
리 개인들은 왜소함을 넘어서 차라리 발가벗기듯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
을 발견하게 된다. 슬그머니 다가와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였는가를 수
첩 빽빽이 적어와 비아냥거리듯 일러주던 그 옛날 `기관원'에 대한 악몽은 
오히려 순진하기조차 하다. 그들의 정보는 몸으로, 발로 뛰며 어렵사리  얻
은, 그들만이 독점하는 한정된 정보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단지 그들의  정
보망만 피하면 되었다. 하지만, 전자건강보험증은 개인의 모든 생활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이러한 감시와 통제를 상례화시킨다. 국가든 개
인이나 기업이든 카드판독기만 갖추면 가만히 앉아서도 모든 국민의  모든 
정보를 한순간에 분석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몰래카메라가 개인의 은밀
한 부분을 엿보는 관음증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면,  이 전자건강보험증은 
개인의 하나 하나의 생활부분까지도 누군가에  의하여 엿볼 수 있도록  하
는, 그래서 국민들의 사생활 자체를 거대한 정보권력에 옭아매는 초감시시
스템을 가능케 한다. 
 
물론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여 최선의 보안장치를 한다고  강
변한다. 하지만, 해커의 장난질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들 정보가 가져다 줄 
엄청난 부가가치를 기업들이 놓칠 리가 없다. 혹은 경제성장이라는 명분하
에 그 부가가치를 위하여 정부가 어떠한 형태로건 이러한 정보를 상품화하
지 않으리라는 보장 또한 없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그 시스템 구축작업부
터 민간업자에게 맡긴다고 공언하고 있지 않는가? 만보를 양보하여 철저한 
보안관리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 정보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로부터는 
어떻게 이 엄청난 개인정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건강보험재정관리의 효율성이라는 명분은 이러한 인권침해의 가능성에  대
비할 때 턱없이 가벼운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의 인권수준에
라도 이르기 위하여 이미 수많은 고통과  희생을 경험하였다. 건강보험 재
정문제에만 집착하는 보건복지부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때문에  침해받게 
될 미래의 우리 인권은  그래서 너무나 소중하다.  국민건강과 복지증진을 
통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실천하여야 할  보건복지부는, 어줍잖은 경제논리
를 내세우기보다는 그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
는 길인지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해 보기 바란다. 
 
한상희/ 건국대 법과대학 교수·헌법전공